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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選한 선거이야기

주민투표, 지난 6월의 뜨거웠던 이슈를 말하다.


#1. 유난히 '뜨거웠던' 6월 26일의 하루

 

지난 6월 26일

전라북도의 하루는 참으로 뜨거웠으며, 길었습니다.

전주시와 완주군의 행정구역통합에 관한 주민투표가 완주군 전역에서 실시되었기 때문입니다. 

투표소와 개표소마다 수많은 취재진으로 붐비고, 도민들의 많은 관심 속에 온종일 대화주제가 완주군주민투표였을 정도였습니다.

 

 

 

 

 

전주시와 완주군은  과거 완산부, 전주부, 전주군, 전주읍 등으로 불린 한 고장이었지만, 1935년 일제강점기에 전주부와 완주군으로 갈린 이후 1949년부터 현재의 모습에 이르게 됩니다.

두 지역은 지리·경제적 여건 등을 이유로 1997년과 2009년도 이미 두차례 통합을 시도하였으나 무산되었으며, 그 이후에도 꾸준한 통합논의가 지속되어왔습니다. 결국 완주군민들의 의사를 묻고자 '주민투표'를 실시하게 되는데 세번째 통합시도인 셈이죠.

 

 

결국 세번째 시도였으나 완주군민들은 통합에 반대하는 의사를 이번 주민투표에서 보여주었습니다.

 

#2. 주민투표, 넌 누구냐?

 

 

 

 

이처럼 전주시·완주군뿐 아니라 전북도민을 핫(?)하게 했던 '주민투표'는 과연 무엇일까요?

사실 지난 2011년 8월에 치러진 서울시 무상급식지원범위를 정하는 주민투표가 전국적인 이슈가 되면서 주표투표제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는데, 안전행정부의 자료 ('13.2.28기준)에 따르면 2004년 7월 주민투표법이 시행된 이후 이미 총 7건의 주민투표가 실시되었다고 합니다.

 

<주민투표실시 현황>

 

 주민투표명

실시지역 

투표율(%) 

투표결과 

 비고

제주도 행정구조개편

제주도

36.7

단일광역자치안 채택

'05.7.27

청주·청원 통합

충북 청주시/청원군

35.5/42.2

통합무산(청원군반대)

'05.9.29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 유치

전북 군산시/

경북 포항시/경주시

/영덕군

70.2/47.7/70.8/80.2

경주시선정

'05.11.2

서울시

무상급식지원범위

서울시

25.7

투표권자 1/3미만투표(미개표)

'11.8.24

영주시 면사무소

이전관련

영주시 평은면

(실시지역 제한)

39.2

평은리 일대선정

'11.12.7

 청원·청주 통합

충북 청원군

36.8 

 통합의사 확인

 '12.6.27

 남해 화력발전소

유치동의서 제출

경남 남해군

53.2 

유치무산

'12.10.17 

 

완주군주민투표까지 포함하면 이제 총 8회가 되겠네요.

 

주민투표제는 지방정부의 정책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지역주민들의 참여행위 수단 중 하나입니다. 지방자치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해졌으며,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방안으로서 주민투표법이 탄생을 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2004.1.29 제정·공포)

주민참여제도의 확대 및 강화 위해 마련된 제도라고 할 수 있는거죠.

 

주민투표는 일정요건을 갖추어  청구권자가 청구한 후 일련의 과정을 거쳐 주민투표를 실시하게 되는데, 1/3 이상 투표와 투표과반수의 득표로 투표결과가 확정되어집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지난 서울시 무상급식과 관련한 주민투표에서는 1/3 이상의 투표 결과를 달성하지 못해 투표함 속에 들어있는 투표지를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참고로 주민투표에서 확정된 결과는 2년이내에 변경하거나 새로운 결정을 할 수 없다는 점도 함께 알아두세요.^^*

 

 

 

#3. 사전투표는 가짜 투표??? "이거 연습하는 거지?"

 

이번 완주군주민투표에서도 사전투표를 2일간 실시하였습니다. 지난 4월 24일 재·보궐선거 이후 실시되고 있는 사전투표는 투표 참여율을 높이고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별도의 부재자 신고없이 투표소에 가서 투표하는 제도인데, 실제 2일간 투표사무원으로서 종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차질없는 사전투표를 위해 사전투표사무원들이 철저히 준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소 민감한 투표라는 점과 실무자로서도 처음 접하게 되는 이번 사전투표의 준비는 그 어느때보다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긴장을 한순간에 풀어주신 어느 어르신을 만나기 전까지 말이죠.

 

우연히 사전투표소 부근에서 만나게 된 한 어르신께서 웃으시며 물으시길...

 

" 여기서 투표해?

  이거 연습하는거지?

  가짜로 하는거잖아..26일날이 진짜지? "

 

사전투표에 대한 홍보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가짜로 하는거잖아'라는 말씀에 잠시 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졸지에 가짜 선거를 준비하게 되어버렸으니까요.^^;;

(물론 현장에서 어르신께 충분한 설명을 해드렸답니다.)

 

#4. 통합화합 씨앗이 되길...

 

2013.6.26. 20:00

드디어 모든 투표가 종료되었습니다.

개표소 안은 이미 수많은 취재진으로 가득 차 있으며, 각 지자체 및 주민투표 찬·반단체를 비롯한 주민들이 개표진행 상황을 보기 위해 한자리에 모여 있습니다.

 

저 또한 사전투표 투표사무원에 이어 개표사무원으로 종사하게 되어 '심사집계부'에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개표장의 긴장된 분위기는 자리에 앉아있는 내내 느낄 수 있었습니다.

 

9시 10분경에서야 개표가 선언되어 한켠에 쌓아둔 투표함을 분주히 개함부에 올려놓기 시작합니다.

 

 

꽉 막힌 투표함의 숨통을 터주는 순간 순간, 모든 시선은 투표지로 쏠리기 시작했습니다. 

개함부를 둘러싼 취재진의 플래쉬는 '나를 좀 봐달라'라고 구애하듯 강력한 불빛을 쏟아냈습니다.

 

'찰칵...찰칵... 찰칵... '

 

 

제가 담당하고 있는 심사집계부를 거쳐 완주군선거관리위원회위원들의 확인 절차가 순조롭게 이어집니다.

 

완주군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님께 하나 둘 개표상황표가 전해지면서 개표결과를 공표하시기 시작했으며, 긴장되고 엄숙했던 분위기도 어느덧 환희와 아쉬움으로 나뉘면서 개표의 후반부를 함께 알렸습니다.

 

 

영광스럽게(?)도 최종 투표지의 심사집계를 마무리하고, 그 투표지 등을 위원석으로 넘김과 동시에 그간 가졌던 긴장감이 무사히 끝났다는 안도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새벽 1시가 넘은 개표였음에도 여전히 많은 분들이 개표상황을 지켜보셨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던 완주군주민투표.

 

이번 선거로 전주시와 완주군간 행정구역의 통합이 무산되었지만, 향후 '주민간의 통합과 화합'이라는 과제를 함께 안겨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사전투표소 현장 등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갈등의 모습들이 진정 아름다운 화해의 모습을 통해 더 멋진 통합의 결과로 나타나길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마지막으로 유독 덥고 힘들게 6월을 보낸 분들이 생각나네요.

 

"그간 완벽한 선거를 위해 특히나 고생하셨을 완주군선거관리위원회 직원 모두 너무나도 수고많으셨습니다. "

 

<출처>

 

1. 지도_http://media.daum.net/politics/administration(연합뉴스, 일부편집)

2. 주민투표실시현황_안전행정부(자료 일부재편집)

3. 물음표_http://www.google.com

4. 주민투표절차_직접 작성

5. 투표사무원 종사사진_직접 촬영

6~8 개함장면,취재진장면,개표상황판장면_완주군선관위 제공

9. 포옹사진_http://www.google.com

 

* 작성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블로그기자단 이영진(lyj105@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