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교수님의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를 읽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교수님의 두 번째 힐링 도서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면, 이번에 나온 책은 학생으로 보호받는 시기는 끝나버렸지만, 그렇다고 어른으로 대접받지도 못하는 사람들 즉 어른아이(p10~11)가 대상이다.
교수님은 "청춘의 아픔이 불안함에서 온다면, 어른의 아픔이 흔들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도 힘든 나날의 연속인 것 같다. 하나 둘 나열하지 않아도 힘들어하는 어른의 모습은 주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 어른의 문턱에 선 사회초년생들에게 교수님은 최소한의 조언을 해주고 싶어하는 것 같다.
"저는 이 책이 당신의 거울이 되기를 희망합니다."(p14)
"손거울처럼 종종 꺼내 조금씩 천천히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누군가의 계기가 되고 싶습니다."(p15)
시련을 어떻게 극복했냐는 질문에 교수님은 '극복하지 못했다'면서 '다만 좌절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사실 국민멘토 대열에 오를 정도가 되면 이래 저래해서 이렇게 극복했다는 뭐 영웅스러운(?) 대답이 나올 법도 하지만 솔직하게 극복 못했다는 교수님의 대답에 더욱 위안이 된다. 그러면서 견뎌내라고 조언한다. 우리에게 직면한 운명적 삶의 굴레는 극복하는 것이 아닌 견뎌내는 것이고, 한순간씩, 하루씩 살아가고 버티다보면 그 역경이 삶의 활기로 전환될 수 있다면서...(p75)
전에 한 강의에서 강사가 "만약 삼성에서 당신을 스카웃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함때문이었는지 다들 고개를 절래절래하는 선배 공무원들과는 다르게 나는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에서 스카웃을 했다라면 분명 능력이 있다는거고, 그러면 그에 걸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지금 생각하면 지금도 어리지만 어려도 너~~무 어렸다라는 생각에 민망하다.*_*) 생각에 "이직 하겠습니다."라는 답을 한적 있다.(당시 그 강사는 설마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사기업으로 갈 공무원은 없겠지라며 생각했던지 움칫 놀란 표정을 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나는 젊었을 때 도전을 해야된다는 매우 교과서적인 공식과도 같은 조언을 곧이 곧대로 믿었던 때였다. 젊음과 도전이 기준이라면 기준이었던 셈이다.(만약 다시 한번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긁적^^;;)
이처럼 사회초년에는 이직을 한 번씩은 꿈꾼다. 친구들의 직장이 더욱 대우도 좋아보이고, 멋있어 보이기까지 한다.(물론 정말 그런 친구들은 있다. 남들과의 비교는 항상 나 자신이 초라해보인다.ㅠㅠ) 교수님은 이런 사회초년생들의 고민을 매우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떠나느냐 남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참혹한 스트레스의 화살을 맞고도 참아야 하느냐, 아니면 성난 파도처럼 밀려오는 실직자의 고난에 맞서 용감히 싸워 그것을 다시 극복해야 하느냐. 어느 쪽이 더 현명 한 일일까?
(p121, 마음에 사표를 품은 직장인을 위해 바꿔놓은 햄릿의 3막 1장) |
결국 "사랑하지 않을 것이면 떠나고, 떠나지 않을 것이면 사랑하라."(p121)라는 문장에서 흔들림을 멈추게 할 수 있는 기준점을 찾아볼 수 있겠다.
일과 가족...여러분들은 무엇에 더욱 가중치를 두겠는가? 일상에서 가끔 친구들과 얘기를 수 십번 해도 결론은 나오지 않은 난제다. 즉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에서 오는 고민아닌 고민이다. 가족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직장에서는 그렇지 않은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진다. "넌 누구냐? "@_@
이 책은 사회초년생이 갖는 고민에 대해 이야기하고, 흔들림을 견딜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준다.
이직, 돈, 사랑, 결혼, 가족, 미래, 친구, 성공, 고독 등 읽는 나 역시 교수님이 언급한 주제에 대해 고민해왔고 고민하고 있는 내용으로 상당 부분 공감이 된다.
특히 교수님이 프롤로그에 언급한 '세상이 외로워졌다'는 말에 100%로 공감한다. 최신 IT기술이 범람하는 요즘에는 디지털 인맥을 만드는 일들이 일상화 되고(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매체를 통해 하루에도 수 십번 들어갔다 나왔다하는 나의 일상도 그렇다@.@), 다양한 의사소통 수단이 과거 어느때보다 많아졌음에도 '정'이 없어서 인지 더욱 그렇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겪는 인간관계의 어려움은 사실 가장 괴로운 고민 중에 하나다. 반전있는 드라마나 영화와 같이 당황스러운 성격의 소유자들(?) 을 한두번 경험하게 되면서 고민은 극에 치닿는다.ㅡㅡ^
먼저 마음을 열고 친구하자고 말하라(p179)는 교수님의 조언에 우선 수긍하게 되나 그러기 위해선 여전히 많은 용기와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나는 어쩔 수 없는 어른아이인가 보다...씁쓸하다.
다만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의견(p249-250)에 자신의 나태함(혹은 권태함), 더 나아가 동기부여의 수단으로 활용하여 자기 계발을 이룰 수 있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으쓱~^^;
어른이 된다는 거. 마치 프로페셔널적 제너널리스트가 되어야 할 것 같아 부담스럽고 어깨가 무겁다.
직장에서, 사회에서 그리고 가정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자꾸 옆에서 흔들려는 상황에서 모든 잘해야된다는 강박관념으로 스스로를 더욱 흔들지 말자.
나만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 나만 아픈 것도 아니다. 남들도 아프고, 흔들린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드는가? 잊지 마라. 이 나라 전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며 살고 있다. 믿기지 않겠지만 누군가 당신을 부러워하면서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힘을 내자. (p236) |
|
| |
출처_중앙선데이 |
출처_김난도교수님 트위터 |
갑자기 김정운 교수님이 떠오른다. <남자의 물건>에서 자신과 싸워 이기려고 하지 말라고 하는데 김난도 교수님은 "세상을 이기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지만, 자기를 이기는 사람은 더욱 강하다."는 노자의 말을 금과옥조로 삼고 살아오신(p278) 분이여서인지 비교적 모범적이고 다소 교과서적인 조언을 해주셔서...후훗.
힐링 에세이류답게(?) 부담없는 내용이며 어렵지 않다.(오죽했으면 김난도 교수님을 안좋아한다는 한 학생이 왜 그렇냐고 하니 깊이 있는 책만 읽어서라고 했을까.^0^)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요즘 이 책으로 흔들리는 자신을 잠시 붙잡아보면 어떨까.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아웃라이어 (말콤 글래드웰) (0) | 2013.03.17 |
---|---|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장하준,정승일,이종태 공저) (1) | 2012.09.16 |
'함께살자, 함께!' 공지영의 <의자놀이> (0) | 2012.08.28 |
남자의 물건(김정운) (0) | 2012.08.19 |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 (장하준) (0) | 2012.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