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보게 된 순간의 나를 되돌아 보자.

'양성평등'이라는 또다른 단어가 머리 속을 스쳐가면서 뭔가 부담스러운(?) 단어라는 생각을 떨쳐

낼 수가 없었다.

그간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남성으로서 가지는 기득권(?)의 익숙함이라고 해야할까.

거기서 비롯된 무관심?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에 대한 무거움은 사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분명 그간 남성중심의 사회 속에서의 여성들은 상당히 많은 부분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고,

포기해야됬다. (그게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어느곳에서든)

어느 시점부터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등장했고,

그 이후 점진적으로 여성에 대한 시각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여 여전히 변화는 더디기만 하고, 종종 치열한 논쟁에까지 이르는 상황을 인식하면

서도 스스로 부끄러운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에 '움찔'(?)하게 된다.

 

우연히 창작과 비평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벤트를 통해 알게된 이 책은

아디치에가 2012년 12월경에 테드x유스턴에서 강연한 내용을 소개한 책이다.

(테드x유스턴은 아프리카를 주제로 한 테드의 연례행사라고 한다.)

성평등이 가장 잘 이뤄진 나라 중 하나인 스웨덴에서는 모든 16세 학생들에게

이 책을 선물을 할 정도로 내용이 간결하면서도 쉽게 쓰여져 있다.

옮긴이(김명남)의 말을 통해보면,

이 책을 통해

21세기 현재 우리가 꼭 이야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를 다룬다는 것, 그 문제에 대한 인식이 세계

최고 수준인 사회에서도 이 책의 내용이 유의미하다는 것, 그리고 그 내용이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모두가 읽을 수 있는 글로 씌어졌다고 보여주기 때문에 '21세기 페미니스트 선언문' 이라고 할 만한

책이라고 극찬을 한다.

 

그러나 고백하건데,

옮긴이의 말처럼 이 책이 '21세기 페미니스트 선언문'이라 할 정도의 책인지는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서 페미니스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하기 어렵고,

수 많은 이들의 서평에서처럼 마음이 와닿을 정도의 내용이었는지도 의구심이 든다.

 

물론 어느 누구에게나 읽기 쉽게 쓰여졌고,  아디치에의 일화를 통해 일정부분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초등학생 시절의 반장이 되고 싶었던 그녀는 학급 전체가 시험을 쳐서 점수를 가장 잘 받는 사람에

게 반장으로 임명해주겠다는 선생님을 말을 듣고, 시험에서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남자아이가 아니라는 사실로 인해 반장이 되지 못했다는 일화처럼.

 

'우리가 어떤 일을 거듭 반복하면, 결국 그 일이 정상이 됩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거듭 목격하면,

결국 그 일이 정상이 됩니다. 만일 남자들만 계속해서 회사의 사장이 되는 것을 목격하면, 차츰 우리

는 남자만 사장이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여기게 됩니다'

아디치에는 그녀가 겪은 일화(오콜로마 이야기, 친웨 아줌마 이야기 등)를 통해

자연스럽게 '남자든 여자든 오늘 날의 젠더 문제를 바로 잡아야한다'며

 '모두' 지금보다 (양성평등을 위해) 더 잘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성또한 우리 사회에서, 가정에서 남성과 평등한 관계속에서 공존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평등한 사회 분위기 조성에는 각종 정책뿐만 아니라 이러한 사회 저변의 움직임들의 파편이

하나 둘 모이면서 형성된다고도 생각한다.

나 또한 스스로 변화를 해야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함께 문화를 형성해나가야 함에 공감한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책을 통해 나와 같은(?) 남성 성인들이

기존에 가졌던 부담스러운 단어 이미지와 페미니스트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이다.

 

*하지만 교육용 교재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해 보인다.